오늘 원준이가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고 왔습니다.
사진은 깜빡잊고 못찍어놨는데 다음에 오면 찍어서 올려야겠네요.
원준이 스케치북 표지에 보면 수채화로 그린 거리 풍경이 있는데 오늘은 그걸 그려보겠다네요.
하루 종일 그려야될거 같다면서 스케치북을 펼치다가 저번에 그렸던 큰 꽃그림을 보고는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싸인펜을 들고 정신없이 그림을 그립니다.
꽃그림 두번째 이야기를 그리기 시작한거죠.
원준아, 풍경 그린다며......
이번에도 꽃을 심고 물을 많이 줬더니 꽃이 한없이 크게 자랍니다.
스케치북 한장을 넘어설 정도로 크게 그린 건 원준이 나름대로 꽃이 엄청나게 크다는 걸 표현한거겠죠.
이번 꽃은 괴물이 되어서 사람들을 괴롭히는데 꽃 머리 위에서 꽃을 공격하는 사람 모습이 너무 재밌죠.
군인들이 총을 들고 꽃을 잡으러 오는 장면입니다.
오른쪽에 어떤 여자가 무서워서 소리를 지르니 옆에 있는 남자가 하는 말... "시끄러워!!"
다친 사람들을 병원차가 와서 실어가는 장면입니다.
다친 사람들 모습을 정말 다양하게 표현했죠.
결국 사람들이 도끼로 꽃을 베어서 상황은 끝이 납니다.
밑에 도끼를 들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나무에 한쪽 다리를 올리고 있죠.
저런 동작을 아무 고민없이 쓱쓱 그려나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참 신기합니다.
이번에는 갑자기 무서운 이야기를 그려보겠다고 하네요.
그림그리는데 몰입해서 열심히 장면장면을 그립니다.
위에 있는 그림이 원준이가 표현한 귀신이구요.
밑에 사람은 아이폰으로 게임을 하는데 그 귀신이 갑자기 보여서 깜짝 놀라는 장면이랍니다.
위 장면이 결말인데 무슨 이야기인지는 자세히 설명을 안해주고(설명은 했는데 제가 이해가 좀...)
이번에는 조금만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하네요.
조금만 무서운 이야기는 한 아이가 커튼을 걷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커튼을 걷으니 갑자기 귀신의 모습이 보입니다.
귀신의 무릎에 있는 것은 귀신이 아니라 인라인 스케이트를 탈 때 착용하는 보호구라고 하네요.
저는 이 장면 설명을 듣고 너무 웃었는데 귀신을 본 아이가 주먹으로 쳐서 귀신을 날려보내는 장면이랍니다.
다시 커튼 뒤에 보이는 다른 귀신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다시 귀신을 날려보내고, 커튼을 열 때마다 귀신이 보이고 다 달려보내는 장면....
조금 무서운 귀신이야기라고 했는데..
귀신을 처치하느라 너무 힘이 빠진 아이가 쓰러집니다.
그 모습을 본 엄마, 아빠가 하는 한마디
"얘, 너 왜 여기서 자!"
.....
.....
조금 무서운 이야기라고 했는데...
그림 제일 위에 매달려 있는게 뭔지 아세요?
'붕어'입니다.
붕어를 파는 사람 이야기라고 하네요.
이야기 진행이 어떻게 되는건지는 잘 이해가 안되더군요.
이 장면은 붕어가 떨어져서 두 조각이 나는 장면인데요.
두 조각이 난 붕어가 각각 한마리의 붕어로 되는 장면입니다.
가운데 몸 하나에 얼굴이 두개 그려진 사람은 오른쪽 왼쪽을 번갈아 쳐다보면서 놀라는 장면을 표현한 것입니다.
제일 윗부분은 사람이 감옥에 갖혀 있는 장면입니다.
자세히 보면 전부 눈물을 흘리고 있죠.
나중에 모두가 부자가 되어 쉬고 있는 장면입니다.
제일 위에는 붕어들이 붕어를 팔고 있는 모습인데 처음에 120밧에 판다고 적길래 너무 비싸다고 했더니 원준이가
"그럼 싸게 해드릴게요"하면서 100밧으로 적더군요.
그러고는 옆에 다시 100밧 아니면 200밧이라고 적고....
오른쪽 위에 누워 있는 사람은 입에 이쑤시개를 꽂고 누워 있는 모습이랍니다.
그 밑에 사람은 엄청나게 많이 먹으면서 TV를 보고 있는 장면이구요.
이런 모습들이 원준이가 표현한 부자들입니다.
보통 부자를 그린다고 하면 돈에 둘러싸여 행복해하는 모습이나 만화에서 많이 나오는 돈 속에서 수영하는 모습 정도를 생각할텐데
원준이는 여유있게 쉬는 모습으로 표현을 했네요.
제일 밑에 사람은 게임을 하고 있고 그 사람 왼쪽으로 그려놓은 사람은 게임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게임을 만드는 사람은 너무 열심히 만들다 보니 눈이 나빠져서 안경을 쓰고 있습니다.
게임을 하고나면 멀리 있는 산이나 하늘을 봐야 눈이 안나빠진다고 아빠가 얘기해주셨다네요.
The End.
이야기가 끝나고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나오는데
박동구는 한국 사람이고 붕어파라세(주인공 이름입니다)는 독일사람이랍니다.
그리고 붕어는 computer라고 얘기하던데 아마도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했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 같더군요.
마칠 시간이 되었는데 원준이가 갑자기 그리기 시작한 그림입니다.
뭘 그리는지 몰라서 한동안 보고 있었죠.
원준이가 그리고 있던 것은 학교입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보다 많이 비싼 학교를 그렸다네요.
스쿨버스도 다니지만 너무 비싸서 학생이 4명밖에 없는 학교.
등록금은 제일 위에 숫자로 적어놨죠.
1,021,002,010,200밧입니다.
옆에서 보고 계시던 아빠가 너무 비싸다고 하니 밑에 오피스에 가서 독일어로 얘기하면 싸게 해준답니다.
왼쪽 위에 탑처럼 그려놓은 것은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들을 적어놓은거구요.
거의 30페이지에 달하는 그림을 그리고도 힘든 기색없이 열심히 해주던 원준이.
다음 수업때는 어떤 이야기로 선생님을 놀라게 해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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